
사진 경산 평산지(점촌지) 24년 11월>
방황이냐 목표냐
방황하는 사람을 매일 본다. 그런데 정작, 방황이 목표인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충격과 절망, 자괴감이 심해 방황할 때가 있다. 그러나 자연 재해, 전쟁, 전염병 때에도 인류와 역사는, 방황을 삶의 가치로 인정하지 않았다. 왜?
방황은 불행이기 때문이다. 할 수는 있지만, 가치에 속하지는 않는다. 행복하지 않을 행동을 오래 할 필요가 없다.
피가 마르는 그리움,
바위가 얹힌 가슴의 통증이 있었다.
휘청거리는 정신이었다.
알 수 없는 고통,
주저 앉은 의욕,
살고 싶지 않은 허망함,
숨이 쉬어지지 않는 가슴의 압통.
머리가 부서지는 혼란, 몽둥이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 신체의 마비, 분별을 잊어버린 망망함, 살과 피에 가득 찬 까만 안개, 꿈에서나 눈을 떴을 때나 기이하게 찾아드는 공포, 우울.
살려 달라 죽여 달라, 그말조차 나오지 않는 고통이 있다.
살아 있지만 살지 못하며, 살아 있지만 죽지 못하는 고통도 있다.
어떤 삶들은 이토록 극심한 지경이다. 충분히 방황의 이유가 있다.
방황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방황이 목표일 수는 없다.
방황은 불행이며, 인생을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그저 가슴에 박힌 명언 한 줄 100번 쓰고 쏘다닌다. 마음껏 방황하더라도, 매일 그것 하나는 한다, 쉬우니까. 그러다가 어느 날, 격동이 누그러지는 때가 되면, 목표 기둥을 땅에 박아 세우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목표 기둥에 쓰인 글이 공부, 술 끊기, 운동, 밥먹기이든, 잠자기이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00번 써놓고 방황하자. 아침에 못했다면, 잠시 책상에 앉았을 때 쓰자. 그리고 놀자.
지독한 방황 속에서 갈등하는 사람,
삶이 목표이든, 죽음이 목표이든, 확실하다.
죽기 전이라도 방황이 목표일 수는 없다. 방황은 값이 아니다.
불행이 사람을 방황하게 하지만, 방황은 사람을 인생에서 멀어지게 한다.
뭘 써야 할 지 모르면 이거 쓰면 된다.
"목표 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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