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경산 밀양지 24년 11월>

사랑이 뭔지 알아?
사랑이 뭔지 알면, 너는 누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누구를,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게 될 거야.
사랑은 아주 간단해.
소중히 여기는 거야.
,
네가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너는 그가 보고 싶고, 돕고 싶고, 그를 위해 전부 주고 싶은 거야.
근데 사랑이라는 게 사람마다 크기, 깊이가 달라. 동물도 그렇다.
앞 건물 아가씨가 길고양이 밥을 주니까, 고양이가 자꾸 작업용 면장갑, 길에 버려져 밟힌 더러운 장갑을 물고 와 아가씨에게 주는 거야.
고양이는 아가씨를 사랑하는 거야. 관찰해 보니 사람들이 장갑을 끼고 일하거든. 근데 자기의 아가씨는 장갑이 없어.
보통 고양이들은 얌체고 이기적이지만 매우 귀여우니까 사랑받잖아.
하지만 어떤 고양이들은 주인을 물고 할퀴기도 해. 싸가지가 없지. 자기 자신이 더 소중하니까. 그러든지 말든지 주인은 고양이가 예쁘고 자신과 함께 해주니 소중하지.
그런데 보통의 고양이들은 집에 강도가 들거나, 주인이 누군가와 큰 소리 내고 싸우면 도망가. 두려울 땐 주인이 소중하지 않은 거야. 자기가 더 소중하지.
근데 어떤 고양이들은 그 작은 덩치로 큰 개와도 싸우고 주인을 위협하는 강도하고도 싸워.
주인이 자기에게도 소중한 거야.
특히, 주인이 위협받고 행패 당하는 데 가만히 있는 개들도 있어. 그리고 그런 개라도 소중히 여기는 주인들이 있어. 그 개는 가족이니까. 그 개는 약해. 주인도 알아. 하지만 주인에게는 방댕이 흔들흔들, 꼬리 휘휘 돌려주고 웃어주고 체온을 주는 존재. 그 개는 가족으로서 충분히 소중한 거야. 그래서 평생 함께하지.
하지만 작더라도 진짜 주인을 사랑하는 개는 주인이 위험할 때 그 주인이 소중하니까 상황에 뛰어든다. 그렇듯이 개마다 사랑의 크깊이 마치 사람마다 사랑의 크기와 깊이가 다른 것처럼 다르지.
개와 고양이를 통해 본 사랑을 사람으로 이해하자면,
넌 사랑이 있니?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소중해?
섹스만 좋아하고, 헤어지자 하면 쫓아가 때리고 죽이는 건 사랑 아니잖아. 그건 집착도 아니야. 섹스는 섹스대로 하고, 때리고 싶은 기분일 때는 샌드백 치듯 때리고, 욕하고 싶을 때는 욕바가지로 쓰고, 사람을 생물인 물건 취급하는 것이지. 그런 인간들,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하기도 해.
근데 그런 구타와 욕설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여자들도 있어. 그런 문화의 나라도 있고. 그러나 무서워서 살아주는 거겠지. 정말 사랑일까? 사랑하기에 구타당하고 욕정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공포 분위기로 억압하며 욕설하는 그를 내가 정말로 소중히 여기는 걸까?
소중히 여긴다는 게 뭔지 알아? 누가 고려청자기를 함부로 대하겠어. 람보르기니, 벤틀리, 그런 차를 누가 함부로 대하겠어. 차만 해도 그렇게 소중한데 사람은 차보다 소중하잖아.
그런데 너는 소중한 게 뭐니?
너는 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니?
너는 소중함과 욕망을 같은 거라 착각하는 건 아니니?
밥해주고 빨래해 주고 학교 보내고 끝. 그게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어. 그건 가사 도우미나 팥쥐 엄마조차 하는 일이야. 그게 그 사람 소중함의 깊이야. 문제는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깊이만큼 아이들이 소중함의 깊이를 배운다는 것이지. 아빠도 마찬가지고.
참,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 중에 '선함'이라는 게 있어.
'선한 사람'이 사랑이 많은 걸까?
그건 다르다. 선함은 자기보다 어느 면이 약하거나 못한 사람에게 베푸는 마음이야. 근데 사랑하곤 달라. 노숙자나, 가난한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돈을 주고, 그게 사랑일까?
그 노숙자를 소중히 여긴다면 집에 데려오고 재우고 입히고, 결혼 안 했다면 자신이 나서서 결혼도 해주겠지. 소중하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
분명히 선이 있잖아. 그에게 필요한 것을 조금 줘야겠다, 그가 불쌍해 보이니까. 동정심.
이건 선함이야.
그러니까, 네가 사랑하는 사람,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선한 사람이기만 할 수도 있고, 좋은 사람이지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는 아는 그런 사람은, 아닐 수도 있어.
너는 진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아니?
그래서 선한 사람끼리 베풀며 만나 사랑해도 싸운다. 분명 선했고 다정한 사이였는데, 서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 받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이었던 존재감이 약화되기도 해.
하지만 서로 소중한 사람들이 만나면 거의 안 싸운다. 소중하니까. 싸울 일이 없이 지나가. 대신 서로 키워 주지. 지식도 키워 주고 운동으로 몸도 키워 주고, 취미도 키워 주고, 모든 면에서 서로를 키워 주려고 해. 소중하니까. 더 예쁘고 똑똑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거야.
아기를 낳으면 소중하니까 안아주고 먹이고 입히고 올바르게 가르치고 성장시키지.
사랑하는 관계도 그렇다. 서로 자아가 성공하고 성장하길 바래. 여자만 희생하지 않고 남자만 희생하지도 않아. 서로를 소중히 여기면 삶에 번쩍 힘이 나지. 삼손만큼 힘이 나고 헤라클레스처럼 하늘의 무게도 들게 돼. 그게 소중함을 느낀 사랑의 힘이야.
장갑을 물어다 주는 고양이의 사랑의 크깊은 고만한거야. 그 고양이는 길에 떨어진 현찰과 금반지를 물어다 주지 않아. 주인을 위해 덩달아 싸워 주지는 않아.
동물들의 은혜 반응이 다르듯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사랑의 크깊이 있어. 사랑의 크기가 작은 사람에게 큰 걸 요구할 수 없어. 그렇게 되려면 엄청난 인지교육과 경험이 필요해.
사랑하는 사람은 소중해.
하지만 당신에게 베풀어진 선한 행동을 사랑이라고 착각할 수 있어. 선함과 사랑, 그 소중함의 깊이는 달라.
너는 누구를, 무엇을 소중히 여기니?
내가 행패당할 때 같이 짖고 덤비는 개가 더 좋지 않니? 가만히 있는 개보다는.
너를 위해 싸워주는 돼지가 있다면, 그 돼지를 어떻게 도살장으로 보내겠어.
주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개나 고양이보다 주인을 소중히 여기는 돼지가 더 좋아.
나를 소중히 여겨주니까.
그러나 꼬랑지 흔들고 체온과 외롭지 않음을 주는 개는 소중해. 그 개도 주인을 향한 사랑이 있어.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주인이 너무 좋아. 그리고 그 개의 사랑의 크기는 고만한 거야. 그 개는 주인 인생의 친구이고 가족이 맞아.
놀라운 일이, 어른 만큼 큰 개에게 물리는 자신의 작은 개를 위해 몸을 던지는 아가씨가 있었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엄마처럼 말이지. 절실한 소중함이 그 장면에 있었어. 어른 만큼 큰 개를 향해 몸을 날려 자신의 작은 개를 품고 쓰러져 물리면서도 싸우더라고. 정말 멋진 소중함이었어. 존경과 존중을 보내게 돼.
그러니 서로 필요함과 소중함은 달라.
사랑은 소중히 여기는 거야.
이 짧은 말보다 더 잘 설명된 말은 없어.
"사랑은 소중히 여기는 거야."
너는 누구를 소중히 여기고, 누가 너를 소중히 여기니?
소중히 여기고 소중히 여김받길 바래.
그렇지만,
마음만 있다고 인생이 행복하지 않아.
마음만 있다고 에어컨에서 상큼 바람 나오지 않고, 마음만 있다고 자동차에 시동 안 걸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도 기술이 필요해.
그러니까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네가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나타내고 말해줘야 그가 알아. 마찬가지로 너도 소중히 여겨 달라고 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해.
그건, 인식이 생기고 필요를 느끼고, 시간이 가면서 점점 소중함의 의미가 깃든 사람으로 성장하니까, 서로 그렇게 해야지. 그게 사랑이고 가족이니까.
빨간 불에 서고 골목길로 가고 운전이 길을 가는 기술이듯이, 사는 건 기술이다. 인생이란 길을 가는 기술이야. 그리고 그 길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지.
사랑이 뭔지 알아? 소중히 여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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