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남매지 <24년 11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경우는, 성취하는 자신을 경험했을 때이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보는 눈
과정 없는 성취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과정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러므로 과정에는 희망이 포함된다. 사실, 과정만이 희망이다.
과정은 저기 끝에 모양을 갖춘 성취를 바라본다.
흔히 꾸준한 실행력이나 꾸준한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목적을 위한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기에, 고통을 견디고 이룬 사람을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데 엉덩이가 앉은 인내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작 못 해내는 이유에는 목적의 희미함 때문일 수 있다. 성취한 자신의 모습을 미리 보고 있는데, 모습이 흐릿하다. 형태, 색, 명암, 질감이 뚜렷하지 않다. 물결 속에 비치는 나무처럼 흐물거리고 짙은 안갯속에 가물거리는 형상일 뿐이다.
그러나 인내의 과정을 즐겼다는 사람의 눈에는 성취의 모습이 사진처럼 분명하게 박혀 있다.
미래로 날아가 자기 모습을 찍어 온 사람처럼, 뚜렷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어차피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는다. 어차피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 나아가기에 과정은 행복한 놀이가 된다. 과정에서 미래의 보상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당연했다는 듯이 성취를 이룬다.
어차피 이루어진 일이다.
성취한 모습을 미리 보았다. 고난이 섞인다 해도 어차피 이루어진 일이라서 마음은 편하다.
그리고 그게 믿음이다. 성취는 믿음에서 온다.
그러므로 목적에는 사진을 보듯 명확한 자기 모습을 그려야 한다. 그러나 명확히 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
자기가 무엇을 왜 바라는지, 필요가 투철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경우는, 할 일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는 자신을 경험했을 때이다.
성취의 경험은 목적을 이룬 자기 모습을 명확히 찍은 미래의 사진으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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