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평산지 물에 비친 산 24년 11월

장과 뇌는 중요한 것을 장기기억으로 둔다.
공부가 중요하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고, 공부가 중요하지 않으면 단기기억에서 휘발된다. '중요한 것'은 절실한 것,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행복한 정서와 불행한 정서는 둘 다, '장기기억'이다.
생존에 필요한 것은 장기기억이 된다.
장기기억이 성취를 이룬다. 행복한 정서는 장기 기억이다.
김주환 교수의 한 문단을 빌려 보겠다.
<지능과 성취도는 아무 관계가 없다. 지능은 행복한 정서, 안정 정서를 가진 아이, 즉 어려서부터 환경 내에서 마음 근력을 저절로 키우게 된 (그 정서 안에 살아 마음 근력이 저절로 생긴) 아이들이 뛰어날 뿐, 성취도와는 완전 다르다. 아이큐 테스트에서 떨어진 아이들이 오히려 노벨상을 받았다. 성취도는 지능과 관계가 없다.>
이것은 공부에 관한 김주환 교수의 말로서 그릿, 회복탄력성, 내면소통 강의에 자주 등장하는 말문단이다.
즉, 행복한 정서를 가진 아이는 그 행복한 정서가 장기기억이었던 것이다. 풀어 말하자면, 몸과 정신이 장기기억으로 받아들인 것이 인생이 된다. 행복한 정서, 안정적인 정서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 정서를 바탕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행복한 정서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다. 안타깝지만, 불행한 정서도 장기기억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장기 기억이므로, 기억이 인생의 터전이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장기 기억에 중요한 목표를 저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섭렵하며 갈팡질팡한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장기 기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장기기억으로 채워진 사람의 공통점은 사랑과 정서, 행복에 대한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에서 행복한 정서를 찾아 헤매고 있다. 남들처럼 살아야 하니까 어중간히 따라가는 인생이었을 뿐, 자신의 장기기억에는 아직 행복한 정서가 없다는 뜻이다.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행복한 정서를 평생 못 느껴 본 사람은 의외로 많다.
행복한 정서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 정서라는 장기 기억을 바탕으로 뚜렷한 자기 인생의 길을 만들어 간다. 뭘 해도 잘할 수 있다는 기본 감정, 무엇이든 잘 된다는 안정적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행복한 정서 안에서 공부가 중요하면 공부를, 운동, 사회활동이 중요하면 그것을, 무엇이든 장기기억으로 접수되면 그대로 나아간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끔찍할 만큼 불행한 환경에서도 자신에게 안정적인 존재가 되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아이는 행복한 정서를 가진다는 점이다. 이것은 '카우아이섬 종단 연구'의 결론에서 알게 된 놀라운 점이었다. 극도의 불행 속에서 어떻게 아이는 행복한 정서를 장기 기억으로 놓고 훌륭하게 자랐으며, 성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불행한 아이의 인생을 추적한 종단 연구의 결론은 공통적이다. 불행에서 일어나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에게는, 아이 시절 자신에게 안정적인 정서를 준 한 사람이 꼭 있었다는 사실이다. 불행 속에서 행복의 발견이다. 안정적인 정서를 준 사랑의 힘은 놀라운 기적이라 할만하다.
기억이 인생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기기억이 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단기기억에서 휘발된다.
장기기억은 그 사람의 인생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중요한 것으로 판단한 장기기억대로 살고 있다. 또 역시 중요하지 않은 정서가 장기기억이면 그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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